슈퍼 이름이 박힌 하얀 비닐봉지를 흔들며 빌라 문을 열려다, 몸을 뒤로 빼고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적갈색의 낡은 벽돌들이 내 보금자리를 지탱한다. 이 벽돌색이 마음에 들어서 고른 건데, 사라져버린다니. 어렴풋이 철거 얘기를 들었을 때 설마, 했는데 정말 실행될지는, 그것도 이렇게 빨리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아직 나가고 싶지 않은데. 볼이 왠지 간...
'예밍아, 고통 없이 죽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 뭔지 알아?' '빛이 하나 없는 암실을 꽃들로 가득 채워 넣고 그 속에 누워있는 거야. 꽃은 밤에 우리와 같이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잖아. 그러다보면 방 안에 산소가 모두 없어져서 우리는 깨닫지도 못한 새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거야.' 그 말을 듣고 평소 같았으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
한없이 깊은 어둠의 밤자락이 숨구멍도 내어주지 않고 빈틈없이 세상을 덮고 있다. 시계의 시침이 바닥을 훑고 지나간지 꽤 되었는데 낮보다 밤의 힘이 센 겨울이어서, 어둠은 쉽사리 물러나지 않는다. 쌀쌀한 공기 중에 반팔 반바지 차림의 야오왕은 침대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이불을 목 끝까지 덮고 눈을 감고 있는 양예밍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예밍아."...
"수고했어~ 내일도 일찍부터 촬영해야 하니까 들어가자마자 쉬어,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알겠다니까, 하여간 잔소리쟁이야." 이미 핸드폰을 챙겨들고 문을 나서며 뒤에서 들려오는 스탭의 말을 흩뜨리듯 머리 위로 손을 휘휘 저었다. 안그래도 촬영 때문에 피곤한데 쓸데없이 시간낭비할 여력이 어디있다고. 참았던 하품을 하며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뻣뻣해진 ...
7시 15분. 곧게 뻗은 시계바늘을 슬쩍 보고 뒷문을 주시했다. 이제 야오왕이 들어올 것이다. 땀에 흠뻑 젖어서, 더욱이 여름이라 조금은 지친 모양새로, 느릿하지만 단정한 걸음으로 들어와 일단 책상에 가방을 벗어두고, 천장의 선풍기를 향해 고개를 들어 하얀 손으로 이마의 땀을 훔쳐내고는 얇은 셔츠를 펄럭거리며 열기를 식히겠지. 감은 속눈썹에도 땀방울이 굴러...
- 첫 빗방울: 공지를 보여줍니다! - 사실은, 비가 와: 제 망상으로 가득찬 밍왕 리얼물입니다...흐흐(음흉)(?) - 소나기: 짧은 글입니다! - 장마: 한 편 이상의 글입니다! - 빗방울: 썰입니다!
숨이 턱 막힌다. 눈을 감고 있지만 얼굴에 닿는 숨결과 드리워지는 그림자 때문에 양예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열린 창문으로 선선한 밤공기가 흘러들어오지만 얇은 이불 아래 꽉 쥐고 있는 두 손은 다한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땀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스며나오고 있었다. 가까워지는 뜨끈한 얼굴의 온도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더는 NG내...
투둑 툭,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가 잔잔하게 울린다. 방에 내려앉은 투명한 어둠 너머로 부푼 이불과 삐죽삐죽한 머리카락의 실루엣이 보인다. 오늘, 같이 잘래.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부비며 화장실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가려는 야오왕의 옷 끝을 붙잡고 그렇게 말해버렸다. 비 오니까, 혼자 있기 싫어. 변명이라도 하듯 급하게 말을 덧붙이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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